이재명 외연 확장 — 우향이냐, 구조적 다수냐
이재명 정부 반년의 외연 확장 인사 — 이혜훈·김용남·인요한은 검증에서 멈췄고, 권오을·송미령·김성식은 재직 중이며, 김상욱·신용한은 선거로 통과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7월 1일 오찬은 한 장면으로 오래 남을 만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이어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내부 단합과 외연 확장을 함께 말했다. 이후 브리핑도 두 단어를 따로 떼지 않았다. 단합과 외연 확장은 동시에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같은 주, 이병태 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사퇴가 나왔다. 5.18에 대한 인식, 호남 반도체 투자에 대한 글, 정부 철학과의 거리 문제가 겹쳤다.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말과, 누구까지 공직에 들어올 수 있느냐는 질문이 같은 주에 겹친 셈이다. 이 장면은 논쟁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넓히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을 향해, 어떤 기준으로 넓히는가.
이 질문은 추상 논쟁이 아니다. 국민의힘 출신 인사의 합류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고, 이언주처럼 일찌감치 돌아와 더불어민주당 안에 자리를 잡은 인물도 있다. 논쟁이 뜨거워진 것은 정부와 공천의 인사가 실제로 이어지면서다. 지난 반년, 외연 확장은 말이 아니라 인사로 하나씩 검증됐다. 결과는 한 방향이 아니다.
가장 큰 검증 사례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였다. 국민의힘 출신 인사를 경제 부처 수장으로 발탁한 지난해 12월의 인선은 외연 확장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그러나 보좌진 갑질·폭언 논란에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과 재산 형성 논란이 겹치며 인사청문회는 파행했고, 후보자는 올해 1월 25일 낙마했다. (서울경제) 반대는 양쪽에서 왔다. 국민의힘 정연욱은 정당은 "경력 환승역"이 아니라며 신념을 버리고 권력을 택했다고 비판했고(뉴스1), 더불어민주당 진성준도 잘한 인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국민의힘 시절 "갑질의 대명사"로 불렸다는 점을 짚었다. 원래 진영은 왜 떠났느냐를 물었고, 새 진영은 왜 하필 이 사람이냐를 물었다. 낙마 뒤에도 청와대는 보수 인사 기용 방침을 유지했다.
김용남은 두 번째 검증 사례가 됐다. 국민의힘 출신으로 "조국 저격수"로 불리던 그가 평택을 재보궐 전략공천 대상으로 검토되면서, 조국혁신당 조국과 같은 선거구에서 맞붙는 구도까지 만들어졌다. 5월에는 차명 대부업체 운영 의혹 녹취가 보도됐다. 조국혁신당은 낙마한 이혜훈보다 위중하다고 했고, 신지호는 "이혜훈2"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유튜브에서는 다른 결의 반문도 나왔다. "TV조선이 그러면 김용남이 국힘 후보였을 때 이런 보도를 했겠냐"는 것이다. 진영을 옮긴 인사에게 원래 진영의 언론 검증이 집중되는 역설 — 확장의 비용이 검증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관찰이다. 결말은 낙선이었다. 6월 3일 평택을 의석은 국민의힘 유의동에게 갔고, 조국혁신당 조국이 3위, 김용남도 떨어졌다. (동아일보) 민주진영이 갈린 채 의석 하나를 내준 셈이다.
인요한 사례는 결이 다르다.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았던 그는 6월 22일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됐지만, 7월 초까지 대통령 인준은 보류 상태였고 이후 공개된 후속 조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반대가 국민의힘 쪽에서 먼저 나왔다. 한지아는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던 인요한이 적십자사 회장을 맡는 것이 "뉴이재명"이냐고 물었고(동아일보), 조국혁신당은 인준 거부 검토를 요구했다. 유튜브에서는 회장 후보가 인요한이라는 사실을 중앙위원들이 회의장에 와서야 알았다는 선출 절차 문제도 제기됐다. 기준을 정리한 것은 용혜인이다. 보수라서 자리에 앉히는 것이 아니라 자리에 맞는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어야 국민 통합도 되는데, 이병태와 인요한의 인사는 그 기대를 충족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패만 쌓인 것은 아니다. 확장을 경계하는 쪽에서도 잘된 사례의 명단은 겹친다. 유튜브에서 최강욱은 "보수진영 인사 쓸 수 있다"며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위원장을 역할을 잘하는 사례로 꼽았다. 두 번의 방송에서 같은 명단을 반복했을 정도다. 김성식은 이혜훈 낙마 당시 이준석이 "더 자연스러운 카드"였다고 꼽은 바로 그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결론은 확장 반대가 아니었다.
"지금 외연의 확장을 자꾸 반대하는 것처럼 얘기하면 안 돼요. 그게 아니라 우리가 자신감을 가지고 어떤 외연 확장을 할 것인가를 얘기를 하자는 거예요."홍사훈쇼 최강욱·조수진 대담 (2026-07-06)
선거를 거친 확장도 있다. 불법 계엄에 반대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울산시장 선거에 나서, 조국혁신당·진보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쳐 6월 3일 55.29%로 당선됐다. (동아일보) 국민의힘 장동혁은 "배신의 정치"라고 공격했고 더불어민주당 안에도 초기 반발이 있었지만, 판정은 유권자에게서 나왔다. 충북지사 신용한까지, 국민의힘을 떠나 민주당 후보로 광역단체장이 된 사례는 두 곳이다. 임명직에서 반복된 낙마와 달리, 유권자 앞에서 검증을 통과한 확장이다.
| 구분 | 인물 | 자리 | 결과 |
|---|---|---|---|
| 검증에서 멈췄다 | 이혜훈 |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2025-12 발탁) | 갑질·부정청약 의혹으로 청문회 파행 — 2026-01-25 낙마 |
| 김용남 | 평택을 재보궐 전략공천 검토 (2026-04) | 차명 대부업 의혹 보도 — 2026-06-03 낙선, 의석은 유의동(국민의힘)에게 | |
| 인요한 | 대한적십자사 회장 선출 (2026-06-22) | 국민의힘에서 먼저 반대 — 7월 초 기준 대통령 인준 보류 | |
| 역할을 하고 있다 | 권오을 | 국가보훈부 장관 | 확장을 경계하는 쪽도 역할을 인정 |
| 송미령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같은 명단에 함께 꼽혔다 | |
| 김성식 |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위원장 | 이혜훈의 대안으로 거론됐던 인물 | |
| 선거로 통과했다 | 김상욱 | 울산시장 · 더불어민주당 후보 | 계엄 반대로 국민의힘 탈당 — 2026-06-03 당선 55.29% |
| 신용한 | 충북지사 · 더불어민주당 후보 | 탈당 뒤 더불어민주당 후보 — 2026-06-03 당선 |
사례가 이렇게 엇갈리니, 논쟁은 기준의 문제가 된다. 유시민 작가가 꺼낸 "증축"과 "재건축" 비유는 이 지점을 찌른다. (중앙일보)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고 응원한 사람들이 원한 것은 3층집 위에 한 층을 더 올리는 증축이었다는 말이다. 중도보수 쪽으로 한 층을 더 올리는 일은 가능하다. 다만 재건축을 하려면 기존 건물을 허물어야 하고, 기존 입주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비유를 외연 확장 반대로만 받으면 핵심을 놓친다. 유시민이 문제 삼은 것은 확장 자체가 아니라,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진 기둥을 허무는 방식이다.
이 비유에 정면으로 반박한 사람이 이언주다. 국민의힘을 떠나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온 그는 유시민이 1980~90년대 진영논리에 갇혀 있다며, 외연을 확장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지지자들이 증축을 원했다는 단정도 문제 삼았다. (뉴시스) 확장의 사례로 꼽히는 인물이 확장론의 최전선에서 확장을 경계하는 쪽을 치는 구도다.
백낙청 이사장의 "변혁적 중도"는 다른 방향에서 같은 문제를 본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을 단순한 우클릭으로 보지 않았다. 계엄이라는 불법 사태에 반대했던 보수 인사들까지 함께하는 빅텐트, 한반도 분단 체제와 낡은 좌우 논리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세력 형성으로 설명했다. 이 관점에서는 외연 확장은 진영의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기술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더 넓은 연합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이병태 사퇴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외연 확장의 경계가 어디인지 보여준 사례다. 보수 인사를 쓸 수 있다. 반대 진영 출신도 정부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5.18을 성역화 논쟁으로 끌고 가거나, 호남 반도체 투자를 사실상 실패할 사업처럼 대하는 인식까지 "확장"이라는 이름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 산토끼를 데려오는 것과 늑대를 들이는 것은 다르다는, 7월 6일 유튜브에서 나온 비유 그대로다. 최강욱은 이 문제를 구조로 정리했다. 보수 진영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인사들은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외연 확장을 했을 때 우리 쪽으로 손잡는 사람들은 사실은 거기서는 다수가 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이 있어요." 넘어오는 인사의 품질 문제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이고, 그래서 검증은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관찰이다.
박구용 교수는 7월 8일, 이 논쟁의 제목을 한 번 더 바꿨다. 그는 "구조적 다수"를 보수층 흡수로 보지 않았다. 보수 성향 인물을 몇 명 쓰는 것은 인적 자원의 활용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구조적 다수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박구용이 주목한 대상은 덩어리로 존재하지만 아직 정치적으로 붙잡히지 않은 청년 다수다. 기존 진보와 보수의 언어로는 설득되지 않고, 이념의 세례보다 추락의 두려움을 먼저 경험하는 세대다.
"제3의 길"도 박구용의 설명에서는 다르게 들린다. 그는 이 말의 뿌리가 앤서니 기든스의 책에 있고, 토니 블레어와 독일의 슈뢰더를 거쳐 마크롱까지 이어진 계보라고 짚었다. 그 계보만 보면 제3의 길은 이미 실패한 중도 노선처럼 보인다. 그러나 박구용이 보라고 한 것은 그들의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그런 길이 왜 나왔는가다. 기존 정치 프레임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새 세대가 등장할 때, 정치는 낡은 좌우 구분만으로는 다수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루쉰을 인용해 이렇게 정리했다. 제3의 길은 첫 번째, 두 번째 다음의 길이 아니라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이 설명은 "성공을 바라는 모든 국민의 정당"이라는 언어를 조금 다르게 듣게 한다. 이 말만 놓고 보면 우향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청년 세대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공정한 성공이라는 보충이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주당의 과제는 보수층의 언어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추락을 두려워하면서도 공정한 기회를 요구하는 다수에게 닿는 언어를 만드는 일에 가까워진다.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성공을 원하는 거예요. 그래서 공정한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당이 되는 것이 청년들과 함께 제3의 길을 가는 길이다."박구용,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2026-07-08)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의 외연 확장을 두고 물어야 할 질문은 "우향이냐 아니냐"에만 머물 수 없다. 확장은 어느 정부나 필요했다. 김대중 정부는 김중권 비서실장을 썼고,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던 진영 장관을 썼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도 각자의 방식으로 제3의 길을 통과한 셈이다. 지금의 차이는 외연 확장이 기존 기반을 허무는 재건축으로 체감되는지, 아니면 기존 기반 위에 새 사회적 다수를 얹는 증축으로 설계되는지에 있다.
단합과 외연 확장은 충돌하는 단어가 아니다. 단합 없는 확장은 뿌리가 약하고, 확장 없는 단합은 자기 확인에 머문다. 다만 이 둘을 함께 가게 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계엄과 혐오, 역사 부정의 언어를 넘어서는 민주주의 기준, 청년의 불안을 보수화로 오해하지 않는 세대 기준, 성공이라는 말을 공정한 성공으로 좁히는 사회적 기준이다. 이 기준이 분명하면 외연 확장은 우향 논쟁을 넘어설 수 있고, 기준이 흐려지면 같은 말이 기존 지지층에게는 재건축의 공포로 다가간다.
반년의 인사가 남긴 것도 그 자리다. 이혜훈은 청문회에서 무너졌고, 김용남은 의혹을 안은 채 표를 잃었고, 인요한은 인준 앞에 멈춰 섰다. 권오을과 송미령, 김성식은 자리에서 역할을 하고 있고, 김상욱과 신용한은 유권자의 표로 확장을 통과했다. 그래서 남는 물음은 외연 확장을 할 것인가가 아니다. 무엇을 허물지 않고, 누구를 새로 올릴 것인가.
참고 — 영상·기사·자료
- (영상) 홍사훈쇼 — 평택을 공천 논란, 최강욱·조수진 (2026-05-25) / 매불쇼 (2026-05-26)
- (영상) 매불쇼 —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 인터뷰 (2026-06-04)
- (영상) 홍사훈쇼 — 인요한 적십자사 회장 인준, 노영희·장윤미 (2026-06-24) /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 선출 절차 (2026-06-26)
- (영상) 홍사훈쇼 — 유시민의 쓴소리와 확장의 기준, 최강욱·장윤선 (2026-06-26)
- (영상)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 이병태 사퇴와 '산토끼·늑대' (2026-07-06)
- (영상) 홍사훈쇼 — 결국 사퇴, 제2의 이병태는 안 된다, 최강욱·조수진 (2026-07-06)
- (영상)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 박구용 '구조적 다수·제3의 길' (2026-07-08)
- (영상) 홍사훈쇼 — 보수 인사 기용의 기준, 용혜인·장윤미 (2026-07-08)
- 중앙일보 — 유시민 "증축 아닌 재건축…자신감 지나쳤다" (2026-06)
- 뉴시스 — 이언주 "유시민 자신감 지나쳐, 지지자들 증축 원했다고 어떻게 단정하나" (2026-06)
- 서울경제 — 이혜훈 낙마와 대통령 책임론 (2026-01)
- TJB — 이준석 "김성식 카드가 더 자연스러웠다" (2026-02)
- 중앙일보 — 조국 "김용남 차명 대부업 의혹, 민주당이 결자해지해야" (2026-05)
- 동아일보 — 평택을 유의동 당선 (2026-06)
- 조선일보 — 충북 신용한·울산 김상욱 당선 유력 (2026-06)
- 뉴시스 — 국민의힘 "이병태 사퇴, 통합은 허울뿐" (202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