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칭과 조롱을 소비하는 언론 — 문조털래유, 반명, 명청대전 프레임의 전당대회
「문조털래유」는 2025년 6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나온 멸칭이다. 언론이 받아 쓰면서 반명과 명청대전이 전당대회의 언어가 됐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 17일 끝났다. 두 달 가까운 경선에서 가장 많이 쓰인 말 가운데 하나는 후보의 이름도 정책의 이름도 아니었다. 반명이었다. 그리고 반명이라는 규정은 「문조털래유」라는 멸칭에서 나왔다.
「문조털래유」는 다섯 사람을 한데 묶어 부르는 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김어준, 정청래, 유시민이다. 다섯이 하나의 세력이라는 전제가 낱말 안에 들어 있다.
이러한 멸칭을 방송이나 지면에서 꺼내는 것이 적절한지부터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먼저 나왔다. 말이 퍼진 경로를 처음 공개적으로 추적한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도 같은 고민을 밝히면서 시작했다.
"사실 이 단어를 이런 방송이나 언론에서 꺼내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을 되게 많이 하긴 했거든요."장슬기 미디어오늘 기자, 다섯시 이재석입니다 (2026-08-17)
그런데도 꺼낸 이유는 하나였다. 멸칭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언론의 프레임이 됐다는 것이다.
어디서 시작되었나
장슬기 기자의 확인에 따르면 시작은 2025년 6월이다.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한 유튜버가 자기 채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국회의장 등이 참석한 토크 콘서트를 「문조털 부흥회」라고 불렀다. 2025년 6월 이후 조어는 방송에서 계속 쓰였고, 형태를 바꿔 가며 반복됐다.
2026년 초에 지금의 형태가 완성됐다. 유시민까지 포함해 다섯 사람의 이름을 묶은 말이 됐다. 커뮤니티와 SNS를 거치며 퍼졌지만, 2026년 초까지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도는 말이었다.
기성 언론으로 넘어온 계기는 당사자의 항의였다. 유시민이 다른 방송에서 이른바 ABC론을 말하면서, 자신을 향한 모멸적인 공격이 너무 많고 이런 단어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영향력이 있는 발언자였기 때문에 언론이 발언을 받았고, 6월 26일 재건축론 발언을 전한 기사는 제목에 멸칭을 그대로 달았다(프레시안). 보수 성향 매체에서는 멸칭을 제목에 걸고 칼럼까지 썼다.
멸칭을 자제해 달라
7월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다(국민일보).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이 심하니 두 사람이 함께 통합 메시지를 내는 오찬이었고, 이러한 멸칭을 쓰지 말아 달라는 당부도 나왔다.
오찬 뒤에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장슬기 기자의 진단은 짧다. 멸칭은 줄었고 반명은 남았다.
레거시 매체가 운영하는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조어가 많이 쓰였고, 멸칭이라 써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퍼진 뒤로는 낱말 자체가 사라졌다. 다만 반명이라는 규정은 거침없이 나왔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개표 당일 방송에서도 같은 진단이 나왔다. 최강욱 전 의원은 가장 아쉬운 것으로 언론이 만들어낸 프레임이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등장했고, 후보들의 입을 통해 굳어졌다는 점을 꼽았다. 「명청대전」이 실체가 없는데도 계속 쓰였고, 후보가 입에 올리는 순간 굳어졌다는 것이다. 개표 당일 기사 제목이 그대로 보여준다 — 「'명청대전' 승자는 김민석」(한국일보) · 「'명청 대결' 구도 못 넘었다」(뉴시스). 반명과 명청대전이 편 가르기에 쓰이면서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정청래 후보 쪽은 경선 내내 상당한 시간과 역량을 반명이 아니라는 것을 해명하는 데 썼다. 7월 13일에는 본인이 직접 멸칭을 입에 올리며 분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뉴시스), 투표 마지막 주까지 민주당에 반명과 분열주의자와 신천지가 있느냐고 되물었다(이데일리).
기자가 사내 게시판에 물었다
연합뉴스의 이주영 기자가 8월 초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과학 전문 기자이고 10년쯤 전에 노조위원장을 지낸 사람이다. 물음은 원초적인 데서 시작했다. 당대표를 뽑는 선거인데 대통령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이 적절한가. 이재명 대통령은 이 전당대회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어지는 지적은 결과에 관한 것이었다. 이 선거가 「명청대전」으로 규정되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통신사라 다른 매체가 그 용어를 따라 쓴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혼자만 이상하게 느끼는 것인가 싶어 후배 기자들에게 먼저 물었다고 한다. 대체로 관심을 두지 않았고, 듣고 보니 이상한 것 같다는 반응, 공정보도위원회에서 한번 논의해 보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글을 썼다.
일주일 넘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친한 몇 사람에게서 돌아온 반응은 하나였다. 너 정청래 지지자냐.
장슬기 기자가 멸칭의 효과로 지목한 것이 바로 그런 반응이다. 한 번 들으면 사람들이 곧바로 편을 나누게 되고, 편 가르기가 갈등과 분노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프레임을 문제 삼은 기자가 프레임으로 분류됐다.
이주영 기자는 공정보도위원회든 편집위원회든 사석이든 토론을 해 보자고 했지만 원하는 만큼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게시판 글을 긁어 미디어오늘에 보냈다. 경위는 전부 장슬기 기자가 방송에서 전한 것이고, 사내 게시판 원문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성 매체의 멸칭 소비 행태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의 이봉우 연구원은 같은 방송에서 출연자 구성을 문제 삼았다. 레거시 매체의 유튜브 프로그램들이 멸칭에 묶인 다섯 사람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평론가 위주로 섭외했다는 것이다. 개인 채널이 무슨 말을 쓰든 채널의 몫이지만 기성 매체는 다르다고 했다.
반박은 본인이 먼저 꺼냈다. 문재인이나 유시민을 매번 어떻게 섭외하느냐는 토로가 나올 것이라고 해 놓고 잘랐다. 그럼 핑계라는 것이다. 비판의 강도가 셌고 한쪽만 부르는 섭외가 너무 오래 갔다는 이유였다. 패널 중에 당직자와 출마 경험자가 섞여 있다는 지적, 보수 성향으로 비판받는 지역 매체조차 여러 정당의 패널을 함께 부른다는 반례가 뒤따랐다.
진행자는 대안을 댔다.
"다른 쪽에 섭외가 안 됐다면 MC나 기자나 이런 사람들이 중화시키려는 무언가 균형감을 이루려는 노력들을 해야죠. 질문을 통해서든 의견 제시를 통해서든 입체적으로 관점을 좀 방송에 담을 수 있도록 해야 된다라고 저는 봅니다."이재석, 다섯시 이재석입니다 진행 (2026-08-17)
이어서 더 날카로운 분석이 있었다.
언론이 보도를 하면 지지자나 정치인이 왜 선수로 뛰느냐고 비판할 수 있지만, 그동안 기성 언론은 그래도 관찰자의 시각을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봤다. 그런데 전당대회는 기성 언론이 하나의 주체로 참여한 첫 번째 선거였다는 것이다.
근거는 매체 환경의 변화였다. 기성 매체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선거 국면에서는 여전히 가장 크게 작용하고, SNS와 유튜브로 물량 공세를 할 자원을 갖춘 쪽은 개인 유튜버가 아니라 기성 언론이라는 것이다.
다른 진행자가 한쪽으로 기운 편성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특정 유튜브 채널들이 구독자와 조회수가 훨씬 많으니, 레거시 매체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 크게 보면 균형 아니냐는 것이었다. 반박은 두 가지였다. 문제의 채널들을 실제로 모니터해 보면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하나고, 설령 지지한다고 쳐도 반대로 가는 것이 옳은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 다른 하나였다.
프레임이 깨지는 양상을 보였다
정청래 후보 쪽이 반명이 아니라는 해명에 시간과 역량을 썼다는 데까지는 진단이 일치한다. 그러면 반명 프레임이 결과까지 정했나.
8월 17일 최종 결과는 김민석 54.08%, 정청래 45.92%였다. 득표는 층마다 달랐다.
| 투표 층 | 김민석 | 정청래 |
|---|---|---|
| 전국대의원 | 66.69% | 33.31% |
| 권리당원 | 55.94% | 44.06% |
| 국민 여론조사 | 49.30% | 50.70% |
| 최종 합산 | 54.08% | 45.92% |
대의원 득표는 66.69 대 33.31로 두 배 차이였다. 권리당원은 55.94 대 44.06이었다. 그리고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50.70%로 과반을 얻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같은 모양이 나왔다. 김용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29.77%로 1위였는데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14.90%로 여섯 명 가운데 가장 낮았고, 합산 6위로 낙선했다. 이성윤 의원은 국민 여론조사에서 18.49%를 얻어 선출된 다섯 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대의원 70%, 국민 여론조사 30%다. 반명으로 지목된 쪽의 득표는 조직이 정하는 층에서 가장 낮았고, 일반 국민에게 물은 층에서 과반이었다.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 — 김민석과 정청래, 조직과 여론)
멸칭, 조롱, 프레임에 대한 저항
돌연 언어와 태도를 바꾸자
새 당대표가 된 김민석은 개표 당일 수락 연설에서 언어와 정책과 태도와 문화를 바꾸겠다고 했다(미디어펜). 언어라는 말을 연설에 넣은 것이 좋았다는 평이 방송에서 나왔다. 서로 화합할 수 있는 사람들이 표현 때문에 싸운다는 이유였다.
김민석 대표는 7월 19일 전당대회의 본질이 위장한 반명 분열주의이고 신천지와의 대회전이라고 선언했고(뷰스앤뉴스), 투표 마지막 날까지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아주경제). 언론이 만든 프레임의 인용, 본인이 생산해낸 언어, 반명이라는 규정을 선거 내내 사용한 사람이 내뱉은 말이다. 그리곤 이긴 다음 날 언어와 태도를 바꾸자고 했다. 졌어도 같은 말을 했을지는 알 수 없다.
같은 방송에서 나온 지적은 더 넓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언어가 인플레이션됐지만, 시사 프로그램에 나오는 논평가들의 언어도 지나치게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논평이나 분석이라기보다 누군가를 싫어하고 증오하고 조롱하는 언어가 난무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청래 쪽에서도 같은 말이 나왔다. 최민희는 경선 기간 내내 자신들이 왜 반명이냐고 되물었다. 대통령의 마음이 어느 쪽에 있는지는 눈에 보이는 현상이지만, 대통령의 선호와 경쟁 후보가 반명이 되는 것은 별개라는 정리도 방송에서 나왔다. 반명은 이재명 대통령을 반대하고 배격한다는 뜻이라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은 것
말이 문제였다는 데는 양쪽이 동의한다. 다만 멸칭을 만든 곳과 퍼뜨린 곳과 굳힌 곳이 각각 다르다. 처음 조어를 만든 것은 개인 채널이었고, 포털에 검색되는 매체로 옮긴 것은 유시민의 항의를 인용한 보도였으며, 실체가 없다던 프레임을 굳힌 것은 반명과 명청대전을 입에 올린 후보들이었다.
다섯 사람의 이름을 묶은 멸칭이 당대표 선거를 설명하는 언어가 됐고, 언론이 받아 썼다. 조롱하려고 만든 말이 아직도 선거의 언어가 된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수준이고, 받아 쓴 언론까지 포함하면 한국 민주주의의 수준이다.
규칙도 보자. 당헌·당규에는 당대표 선출 방식이 결선투표제로 적혀 있었는데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선호투표제를 적용하기로 했고, 근거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두고 당규를 고쳤다. 투표한 대의원은 1만4306명, 권리당원은 76만9051명인데 결과는 대의원에서 가장 크게 벌어졌다. 국민 여론조사는 30%만 반영됐다. 당 이름에는 「민주」가 들어 있는데, 경선 규칙은 그 이름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결과는 반명 프레임이 끝까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명으로 지목된 쪽이 국민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얻었고, 대의원 투표 1위였던 최고위원 후보는 같은 조사에서 가장 낮은 득표로 낙선했다. 프레임이 겨눈 대로라면 국민 여론조사에서 표차가 가장 크게 났어야 한다. 반대였다. 여론조사에 답한 사람들이 언론이 만든 구도를 그대로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조사에 누가 응답했는지까지는 공개된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새 대표가 바꾸겠다고 한 것은 언어와 태도다. 그런데 반명과 명청대전이 선언 한 번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언어에는 구속 장치가 없다. 순식간에 퍼지고, 한 번 각인되면 남는다. 지지자들에게 호소할 것은 바꾸겠다는 말이 아니라, 당 이름에 걸맞은 민주적 시스템이 아닐까.
참고 — 영상·기사·자료
- (영상) 다섯시 이재석입니다 — 곽수산·이봉우(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장슬기(미디어오늘) (2026-08-17)
- (영상) 다섯시 이재석입니다 — 곽수산·이봉우·김정환·조호제 (2026-08-18)
- (영상) 홍사훈쑈 — 정청래의 앞날, 김민석의 미래ㅣ조수진·최강욱 (2026-08-17)
- 프레시안 — 유시민 "철거용역 동원해 다 허물고 재건축하려 해" (2026-06-26) / 경향신문 — 유시민 "증축이 아니라 재건축" (2026-06-26)
- SBS — 이 대통령 "집권했으면 같은 점 찾아야" · 유시민 ABC론 비판 (2026-06-08) / JTBC — 조승래 "ABC론 전당대회 최대 화두" (2026-06-09)
- 국민일보 — 이재명·문재인 첫 청와대 오찬 (2026-07-01)
- 뉴시스 — 정청래 "멸칭 욕하는 사람들이 당 장악하면" (2026-07-13) / 미디어오늘 — 고민정 "멸칭, 민주당 주류가 강하게 차단해야" (2026-07-15)
- 뷰스앤뉴스 — 김민석 "전당대회 본질은 위장한 반명 분열주의·신천지 대회전" (2026-07-19) / 아주경제 — 마지막 날까지 '반명·신천지' 공방 (2026-08-17)
- 이데일리 — 정청래 "반명·분열 입에 올리는 자가 실제 반명 분열주의자" (2026-08-16)
- 미디어오늘 — 정청래 "언론이 9대1로 김민석·송영길 응원" (2026-08-08) / 미디어오늘 — 언론은 김민석 편만 들고 있을까? (2026-08-07)
- 한국일보 — '명청대전' 승자는 김민석 (2026-08-17) / 뉴시스 — '명청 대결' 구도 못 넘었다 (2026-08-17)
- 미디어펜 — 김민석 "언어·정책·태도·문화 진화할 것" (2026-08-17) / 폴리뉴스 — 8·17 전대 종합 (2026-08-17)